PK목장의 결투, 1루엔 김택진 3루엔 김정주? 단상2013-04-04 08:09:07

인터넷-게임 업체 최초로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을 창단, 올 시즌부터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진입했습니다. 그 의미가 적지 않습니다.

9번째 구단인 엔씨 다이노스에 이어 KT가 10번째로 프로야구판에 참여하게 됐는데, IT 기업중에서도 최초로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단을 창단

하게 된 것이지요. (원년인 82년부터 삼성라이온즈가 리그에 참여했지만, 당시엔 삼성전자가 그룹의 핵심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당시의 삼성을
IT 기업으로 분류하진 않았습니다.)

이웃 일본리그에서도 소프트뱅크와 라쿠텐 정도가 IT 유관기업이며, 닌텐도가 지난 2004년부터 미국의 프로야구단 시애틀 매리너스를 소유

(일본 야구의 히어로 이치로가 미국 진출 당시 시애틀을 선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게 된 것 정도가 IT 기업과 프로

야구단이 인연을 맺은 사례입니다.)

프로야구단 중에선 막둥이가 된 엔씨소프트 다이노스는 개막 2연전에서 지역라이벌 롯데자이언츠와 펼친  'PK목장의 결투'에서 완패를 거듭,

2연패를 했습니다. 접전을 펼친 1차전에서 6회까지 팽팽한 대결을 펼치다 7회 이후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에서 아직 기량이 채 영글지 못한

모습, 경험부족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접전 중 "이길 수도 있겠어, 나만 잘하면 되는데, 내 타격(수비) 차례에서 실수만 안하면 되는데, 아 저 친구 에러했네, 더 이상 실수하면 안되

는데, 나는 잘해야 하는데 " 하는 생각이 도미노를 일으키며 선수들의 몸이 점점 더 굳어지는 모습이 여실히 보이더군요. 엔씨 본사 직원 1200

명이 천리길 마다않고 버스타고 내려와 마산구장에서(월급주는 구단주 김택진 사장 포함해) 관전하고 있는 상황도 그 부담감을 더욱 키웠으리

라 생각됩니다. 오래동안 엔씨소프트를 취재해온 출입기자이자, 야구팬의 시각에서 그리 보였던 것이지요.

 한가지, 어색해 보인 것은... 엔씨소프트의 지분 14.7%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넥슨이 엔씨의 지역라이벌인 롯데 자이언츠를 올해도 후원하

기로 결정한 점입니다. 엔씨 구단주인 김택진 대표가 1루 홈측 관중석에, 넥슨의 오너인 김정주 대표가 3루 원정 관중석에 각각 앉아 응원하는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지요.(김정주 대표가 야구장을 찾을 일이 없으니 실제로 이런 일이 생기진 않겠습니다만)

 엔씨 다이노스의 창단은 순탄치 않은 여정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야구단 창단하기에는 기업규모가 크지 않다며 기존 구단이 텃세를 부리기도

했고, 야구장 부지 선정 과정에서 창원시의 비협조 등 곡절이 있었습니다. 창단을 결정한  이후, 넥슨이 최대 주주로 등극한 '애매한' 상황도
 
야구단의 행보에 사람들이 궁금증을 갖게 한 요인이 됩니다. '1루엔 김택진, 3루엔 김정주'는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지요.

 곡절끝에 참여한 만큼 엔씨 다이노스가 올 시즌과 향후 선전하며 IT기업의 위상을 한층 탄탄하게 해주길 기원합니다.
 

만우절 스트레스 단상2013-04-02 22:48:43
요즘 세상에 누가 만우절이라고 맞춰서 농담을 하고 사람을 놀래키는 일이 있겠나..했습니다.  사는게 갈수록 각박해지고 여유가 없기 때문이

지요. 해서  4월 1일 만우절을 맞으며 관련한 생각조차 떠올리지 않았지요.

게임업계는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업종 특성상 게임 회사가 만우절을 맞아 직접 서비스 홈페이지에 터무니없는, 그러나 재미있는 거짓말을

소비자들에게 시전하는 사례가 잦습니다.



 올해도 블리자드가 배틀넷 사이트를 통해  "여성플레이어들을 위한 ‘스타크래프트 II한정판 메이크업 풀세트- 케리건 따라잡기!’를 블리자드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출시하였습니다. (http://kr.blizzard.com/store/details.xml?id=3310001293) 400,100원에 선보이는 이 메이크업 도구

는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이라고 공지를 해 눈길을 모았습니다.

 블리자드의 세계적인 인기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도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내에 '와우팡과 오락실'을 업데이트, 게임

내에서 쓰이는 골드와 아이템을 모바일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고 '구라'를 풀기도 했지요.



그런데.. 좀 약하긴 합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훼이크에 속을 만큼 속았으니까요. 매년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합병을 한다"는 만우절 단골 멘트

가 나오기도 했는데, 지난해 6월 넥슨이 엔씨 지분 14.6%를 인수하는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져, 거짓말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사실'이 되는

사례가 생긴 탓에, 기자들과 게임산업 관계자들은 무슨 말을 들어도 이제 놀라지 않을 거 같습니다.

 담담하게 만우절을 마무리하려던 어제 오후, 친한 업계 분이 카카오톡으로 2만원 상단 케이크 쿠폰을 보내주길래 감사하는 마음으로 쿠폰 링

크를 클릭했더니 '낚였다!'라는 글귀가 뜨더군요.

살짝 언짢은 마음으로 늦게 퇴근하는데, 이번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입한 커뮤니티 사람들끼리 개설한 카톡 단체 대화방에서 "속보! 북한 경기

도 연천 일대 미사일 폭격! 인근 주민들 피난 중" 이라는 메시지와 관련 링크가 업로드 됐습니다. 이상하게 그 순간 '거짓말일거야' 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올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무거운 마음으로 클릭했더니 또다시 '낚였다'라는 글귀가 떴습니다. 순간 분노가 폭발해서

해당 글귀를 링크한 당사자에게 한창 퍼부어 주고 말았습니다.

여러분들 만우절은 어떠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위트 섞인 거짓말과 농담으로 한바탕 웃음 짓는 즐거운 시간이 되셨을지, 아니면

저처럼 단순하게 낚인 후 성질을 못이기고 '욱~' 하셨는지, 아니면 정말 시시콜콜한 농담에 귀기울일 여유 조차 없는 각박한 시간을 보내셨는

지요. 내년 이맘 때 만우절에는 다들 여유있게, 위트를 즐길 수 있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야구게임이 예측한 2013시즌 우승팀은? 분류없음2013-03-31 23:29:08
 봄이 왔습니다! 프로야구 시즌이 왔습니다! (그런데 춥긴 춥습니다ㅜㅜ)  각 야구 팀들은 지난 3월 30일 개막전을 치르며 대장정에 돌입했고,

시즌 특수에 발맞춰 포털과 소셜서비스는 야구 관련 콘텐츠를 쏟아냅니다. 각 게임사들도 저마다 신작 야구 게임을 쏟아냅니다. 케이블

스포츠 채널에선 여신급 미모의 야구 캐스터들이 화사한 의상(그대로 입고 길거리 돌아다니면 10분 내에 감기 걸릴 듯한)을 입고 스튜디오를

누빕니다. 야구 팬들도, 시즌 특수를 누리기 위해 겨우내 많은 준비를 해온 게임업계도 신이 난 양상입니다. 아래 사진은 넷마블의 야구 시뮬

레이션 게임 <마구! 감독이 되자>가 게임 내에 업데이트한 치어리더 카드입니다.



얼마전 김시진 롯데 감독이 기자들과의 인터뷰 중 "전문가들 예측 맞는거 봤느냐? 현장에 있는 나도 모르겠더라"고 퉁명스럽게 이야기 한 것을

기사를 통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전력이 대폭 약화된 롯데가 약체로 예상되는 것에 심기가 불편했을 둣 합니다. 물론 "야구 모르는 거에요"라는

김 감독의 말이 틀리진 않을 수 있습니다.

  각 야구 게임들도 시즌 순위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KBO 소속 선수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지요.

가장 먼저 예상치를 내놓은 것은 넥슨의 <프로야구 2K>입니다. 기아가 압도적인 승률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 기아(0.600) 2. 삼성(0.566) 3. SK(0.558) 4. 두산(0.500) 5. 넥센(0.466) 6. 롯데(0.458) 7. LG(0.425) 8. 한화(0.391) 순입니다.

현존 최고 인기게임 <프로야구 매니저>는 삼성을 우승후보로 꼽았습니다.

1. 삼성(0.557) 2. 기아(0.533) 3. SK(0.521) 4. 롯데(0.513) 5. LG(0.509) 6. 두산(0.497) 7. 넥센(0.456) 8. 한화(0.425) 순입니다.



NHN 한게임의 <야구9단>은 기아를 1위로 꼽고 삼성이 2위, 두산이 3위, 롯데가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구단별 승률, 하위권 순

위는 해당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심기'를 고려, 비공개 처리하네요. 윤석민이 19승으로 다승왕을, 박병호와 최형우가 32개의 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1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타격왕은 김태균, 타점왕은 최형우, 도루왕은 김주찬을 각각 예상했습니다.

(야구게임에서도 김시진 감독의 롯데를 우승후보로 예상하는 경우는 없더군요....)

 어쨌든 '야구 몰라요' 입니다. 인생도 모르는 일입니다. 열심히 한다고 다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열심히 안하면 더더욱 답 없습니다. 그

저 묵묵히 열심히 살면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일들과 맞닥뜨리며 온갖 희노애락을 맜보기 마련이지요. 올해 야구시즌과 그에 발맞춘 야구

게임의 흥행전선은 어떠한 양상을 보일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게임산업협회장 잔혹사 단상2013-03-28 09:52:53

 게임산업협회장을 맡았던 역대 인사들은 취임 시점 기준으로 '잘 나가는' 분들이었습니다. 당연하지요.  다른 회사보다 더  잘난 회사를 이끄

는, 능력있는 분들이니 그 자리에 오르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회장직을 맡았던 분들은 모두 회장직을 수행한 후 개인적인 거취가 어려워 지

거나 몸담고 있던 회사가 급격히 내리막길을 걷는 징크스가 있습니다.


 초대 협회장이었던 김범수 한게임 창업자는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고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대표에게 자리를 넘겼습니다. 네이버와의 합병 후
NHN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북미 시장 개척을 위해 NHN USA 대표로 부임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성과가 없어서 때문이

라기 보다 자신이 NHN의 울타리 안에서 딱히 더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회장직을 이어받은 김영만 대표의 한빛소프트는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 패키지를 국내에 유통하며 엔씨소프트와 함께 한 때 게임업

계 빅2의 자리에 올랐습니다...만 블리자드가 <워크래프트3> 패키지 본편과 확장팩의 유통 사업자를 별개로 지정하기로 결정하며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한빛소프트가 맡았던 <워크래프트3>의 흥행이 2002 월드컵 열기에 묻혀 기대를 밑돌았고 확장팩 유통을 손오공이 맡게 되며 한빛소프트와

블리자드의 밀월도 깨어져 버립니다. 결국 핵심이었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한국 서비스를 블리자드코리아가 직접 진행하고, 한빛소프트가

블리자드를 떠난 빌로퍼와 손잡고 <헬게이트:런던>에 무리한 투자를 집행한 것이 이 회사가 내리막길을 걷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회장

직을 훌륭하게 수행햇으나 회사는 침체일로에 빠져, 김대표가 경영권을 김기영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넘기게 됩니다. 김기영 대표가 한 때 한

빛소프트를 통해 게임 패키지를 유통했던 것을 감안하면 극적인 '갑을역전'의 사례입니다.


후임  권준모 회장은 엔텔리젼트로 출발, 당시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후 넥슨에 경영권을 넘기고 넥슨에 입성, 넥슨코리아 대

표와 게임산업협회장을 겸직했습니다. 준수한 용모와 언변, 폭넓은 교분을 통해 대과없이 협회장 직을 수행했으나 넥슨에서 대표이사 직을 연

임하지 못하고 독립을 선택하게 됩니다.


 김정호 NHN 한게임 대표는 호방한 성품, 리더십으로 권 회장의 후임으로 협회를 맡았으나 NHN 한게임의 주종목인  웹보드게임의 사행성  리

스크에 대내외적으로 시달리고 관련한 캠페인 전개 과정에서 다른 메이저 게임사의 협조도 받지 못해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국정감사장

에도 불려 나가야 했고 이러한 리스크 극복을 위해 적지 않은 캠페인 비용을 집행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으나 이는 NHN 최고위 경영진

의 불만을 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협회장 직과 한게임 대표 직을 함께 내놓고 업계를 떠납니다.

 김기영 한빛소프트 대표는 김정호 회장의 돌연한 사퇴 후  협회를 맡게 됐는데, 당시 협회는 후임으로 고위 관료 출신을 영입하려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고 메이저 기업 대표들이 저마다 고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도 안하겠다고? 정 그렇다면 내가 나서서 해보겠다"고 살신성인한

것 까진 좋았으나... 협회장 재직 기간 동안 티쓰리-한빛 진영이 내놓은 신작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고 적자기업으로 돌아서며 마음고생을

심하게 합니다. 


 후임자인 최관호 전 네오위즈 COO도 당시 업계 상황과 개인의 자질을 생각하면 최적의 인선이었는데, 부임 중 게임 셧다운제를 비롯해 온갖

규제 도입 논의가 이뤄지며 마음 고생을 합니다. 회사도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피파온라인3> 재계약에 실패하고 <크로스파이어> 사업권도

상당 부분 훼손됐는데, 이는 나성균 네오위즈 창업자의 강공 드라이브 때문에 벌어진 일인지라 최회장이 어찌해 볼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단 한 사람의 예외없이, 회장직 취임이라는 정점에 올랐다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어려움에 휘말립니다. 이러한 '흑역사'가 있다보니 신임

협회장인 남경필 의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선친인 남평우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수원 팔달에서 15대 국회부터 무려 5선을 한

유력정치인으로, 새누리당의 잠재적인 대권 후보로까지 꼽히는 인물입니다만... 이러한 징크스가 이어진다면 차기 총선 혹은 경기도지사로 출

마할 것이 유력한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 않나...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편으론 협회장 직을 맡았던 이들의 '불행'은 확정형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언론에 첫 발을 들여놓았던 2004년 초봄, 인턴기자 신분으

로 당시 김범수 한게임 대표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김대표는 의욕을 상실하고 만사 귀찮은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한게임으

로 국내 시장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루고 딱히 의욕과 재미를 찾기 어려운 시절이었을테니까요. 그 후 6년여가 지나 카카오 창업을 준비

하던 김대표를 다시 만났을 때, 이 분의 눈은 한게임 창업 초기를 방불케 할 만큼 초롱초롱해져 있었습니다. 다시 목표의식과 활력을 찾은 때문

이지요.


 김영만 전 대표도 MMORPG 제작사에 개인적으로 지분 투자를 단행한 건도 있고, 언젠가 다시 재기할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권준모 전

대표는 넥슨에서 퇴사한 후 설립한 네시삼십삼분의 스마트폰 게임 '활'이 카카오톡을 통해 빅히트를 기록하며 재조명 받기도 했지요. 김정호 

대표도 자연인으로서의 삶은 더없이 행복하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김기영 대표의 힌빛소프트, 최관호 대표의 네오위즈 진영도 다시 턴어라

운드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요.

 
 이번 주말 협회 운영위원회 멤버들과 남경필 의원의 보좌관이 워크숍을 떠나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고 본격적인 스킨십을 쌓는다는 소

식이 들려왔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게임산업이 위축된 와중에 부임한 신임 회장이 당초 기대대로 각종 현안을 잘 풀어주길 바랍니다. 전현직 

협회장 들과 소속 기업도 활로를 잘 열어가, 그간 이어진 잔혹사에 종지부를 찍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레드오션 야구게임 경쟁...짬짜면 혹은 결합상품 취재 뒷이야기2013-03-24 23:51:03
 5년 쯤 전에 한창 블루오션, 퍼플카우와 관련한 담론이 만연했었습니다. 치열한 경쟁에 시달려도 되지 않는 '신시장', 기존 서비스나 상품군과

의 '차별화'가 키워드였습니다...관련한 온갖 서적들이 "내 책 읽으면 푸른 바다 넘실대는 곳에 데려다 줄 수 있지!", "이 책 한번 읽어봐! 눈이 번

쩍 뜨여서 자주빛 소를 감별해 낼 수 있어!" 하며 소비자들을 유혹했습니다. 당시에도 그리 생각했지만, 돌이켜 보면 참으로 부질없었다는 생

각이 듭니다. 모든 시장과 상품군은 처음 등장할때는 블루오션이었고 퍼플카우였겠지요. 숨어있는 수요를 찾고, 차별화된 요소를 갖춘 것이 

등장하니 사람들의 시선이 쏠릴테고 너나 할 것 없이 참여하면 어느새 바다 빛깔은 붉은색으로 바뀌고, 소의 자주빛깔 털 색은 누런 색으로 

변하는 것이지요. 그 많은 서적들, 서적들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해 읽은 이들이 투입한 시간과 비용, 담론에 소비된 에너지를 생각하면 헛된 

것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게임 시장에선 야구게임 관련한 차별화 경쟁이 참으로 치열합니다. 마구마구나 슬러거가 등장할때만 해도 "신야구도 침몰했는데 이 시장이 

과연 시장성이 있기나 할까?" 하고 해당 게임 개발사들이나 배급사들 걱정이 적지 않았을텐데 어찌됐건 떡하니 자리를 잡아 그 시점엔 야구

게임 시장이 블루오션이었음을 입증했고, 캐주얼 액션 야구게임 투톱 구도에 웰메이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도전장을 던진 프로야구 매니저

가  '자주빛 소'로 부각되며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등장하는 마구 더 리얼,  프로야구2K 등은 영락없는 붉은 바다에 뛰어드는 형국입니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이 이미 실사형

야구게임을 모토로 먼저 숟가락을 얹은지라 도리가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필사적으로 차별화에 나서 '나는 자주빛 소야! 누렁이가 아니야!' 

라고 목청을 높여야 합니다.



 최근 간담회를 개최한 넥슨의 프로야구2K는 실사형 액션 플레이 모드와 시뮬레이션 모드를 동시에 탑재한 결합상품으로 제작됐습니다.

이 게임 하나로 MVP 베이스볼 온라인과 프로야구 매니저를 함께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시뮬레이션 모드 하다 긴급 난입해 즐길 수도

있으니 차별화 요소도 갖췄습니다. 그릇 하나에 칸막이 치고 짬뽕과 짜장면 함께 담아 파는 '짬짜면' 같은 모습이지요.

그런데... 결합상품이 빛을 발하려면 두 구성 요소가 모두 훌륭하다고 평가를 받아야만 하기 마련입니다.  짜장의 고소한 맛과 짬뽕 국물의 얼

큰한 맛이 겸비되어야 손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법이지요. 프로야구 2K의 진미(眞味)는 어떠할지 궁금합니다. 


 
넷마블의 마구 더 리얼도 혼자서 느긋하게 PC 인공지능과 겨루며 응원하는 팀의 실제 페넌트레이스 일정에 맞게 전 경기를 치르게 하는 등

차별화 요소 갖추려 노력한 흔적은 보입니다. 

 두 게임 모두 실존 선수들의 고유한 '쿠세'를 게임 내에 피처링 하고 "우리 게임 아니면 이런 거 없어" 하고 외칩니다. 제가 보기엔 실사형 야구

게임들엔 다 있는 기능이라 그 요소 만으론 자주빛 털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긴 어려워 보이긴 합니다.

 쉽지 않은 경쟁입니다. 기껏해야 연간 1000억원 가량 하는 시장 규모에 10종 가량의 게임이 달라들어 경쟁할테고, 라이센스 기반이다 보니

KBO와 선수협 등 라이센스 보유 단체에 제공해야 하는 지급수수료 감안하면 '곡소리' 나는 시장입니다. 별도리 없겠지요. 세상 사는게 원래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사족) 위의 사진이 프로야구2K에 등장하는 실존 선수들의 모델링 입니다. 실제 선수들과 닮은 듯 안 닮은 듯 애매하지요? 원래 미국인들이 동

양인들의 모습을 보고 스포츠 게임에 구현하는 과정에는 애로가 적지 않습니다. 그들의 인지구조에 바탕해서 열심히 한국인들의 얼굴 모습을

게임 내에 그려넣어봐야 진짜 한국인들이 보면 그들이 그린 한국인의 모습은 흡사 인디언과 같은 모양새가 되기 십상이지요.

 한국인들의 눈에 미국인, 영국인, 프랑스인들이 다 비슷해 보이고 구별하기 어렵지만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중국인인지, 동남아 계열인지

를 귀신처럼 감별해 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당초 2K 측이 한국 선수들 모습 게임 속 이미지로 구현해 내서 넥슨 측에 전달한

원본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고 합니다. 부랴부랴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이 손을 봐서 비교적 한국인 스럽게 수정했고, 수정한 것들 중 실제 

한국 선수들과 가장 비슷하게 매칭이 되어 보이는 선수 이미지 조합한 것이 위의 사진입니다. 간담회 현장에서 보았던 김현수 선수의 게임 속

이미지는... 본인이 봤으면 아마도 맘 상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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