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IT발전 뒤에 보지 못했던..한국 SW개발자들의 현실 취재...뒷이야기2013-03-24 17:24:38

취재를 하다보면 때론 이성보다 마음이 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딱딱한 IT분야에도 그런 순간이 있냐구요?

네 있습니다. IT라는 분야는 차갑고 딱딱해보이지만 결국 그 IT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사람이니까요.

IT를 알기위해 사람을 만나고(흔히 '취재원'이라는 용어를 붙이죠) 사람의 얘기를 듣는게 일상생활이다보니 그들의 삶도 많이 듣고 보게되는거 같습니다.

그렇게 지난 몇 년간 많은 이들을 만났지만 또 다른 IT의 모습을 알게해주고 느끼게 해준 만남과 그 이야기가 이 기사 속에 있습니다.

(관련기사:http://www.dt.co.kr/contents.htm?article_no=2013030102019960746008)

지난해 8월 시작된 SW개발자 양모씨와의 만남은 제게 많은 생각을 줬습니다.

대학 시절 누구나 한 번 쯤 고민해봤을 '노동자'의 삶은 무겁고, 진부한 것으로 첨단을 걷고있는 IT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양모씨의 사연은 양모씨만의 고민이 아니라 수 많은 SW, IT개발자들의 이야기였고, IT노동자들의 현실이었습니다.

IT를 IT시각으로만 접근하다가, 처음으로 '사람'의 시각으로 IT를 바라보게 됐던..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인터뷰와 취재였습니다.

3년이나 끌어온 이 사건의 1심 최종 선고날 양모씨, IT산업노조 사무국장과 함께 판사의 선고문을 들었습니다.

제가 재판장에 함께 들어간 이유는 기사를 쓰기 위함도 있지만, 현장에 함께 있다는 것이 양모씨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정말 3년의 기다림이 무색하게도 선고문은 5분도 채 되지 않아 끝났습니다.

물론 1심 일부 승소 판결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결과지만 아직 양모씨 입장에서 '승소'라는 결론은 시기상조입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양모씨가 야근한 시간에 대한 인정과 야근에 대한 정당한 임금 청구였습니다.

그런데 양모씨가 주장한 야근 시간의 3분의 1정도만 법원이 인정해줬기 때문에 '일부 승소'라고 해석되는 것입니다.

이번 재판 결과가 알려지면서 IT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IT개발자 커뮤니티인 'okjsp' 에서는 양모씨를 위한 모금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이트:http://www.okjsp.pe.kr/seq/214615)

IT산업노동조합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이번 모금운동은 벌써 180만원 가량이 모금됐고 관심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IT노조는 오는 금요일에 '초과근로에 대한 IT노동자 간담회'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SW,IT 개발자들의 열악한 노동 현실은 없었던게 아니라 알려지지 않았던, 그동안 보지 못했던 또 하나의 현실입니다.

그동안 만나본 몇 몇 분들은 이렇게도 표현했습니다.

개발자들은 '돈, 보수'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이 직업이 너무 좋아서 밤을 새도 행복하다고.

그런데 이들을 고용한 고용주들은 이를 역이용해 무보수, 초과노동을 당연시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아닌 곳도 많이 있겠죠.

하지만 대다수가 이러한 현실 속에서 IT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삼성의 눈부신 스마트폰과 초고속 인터넷 망, 어느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인터넷 뱅킹.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각종 IT기기와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수 많은 개발자들이 밤낮을 구분없이 매진해왔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애플을 비난했었죠? 애플이 저렴한 노동인력을 이용하기 위해 중국의 폭스콘에 하청을 줬고, 폭스콘의 최악의 노동환경에 대해서는 무시해왔다고.

다른 이들을 손가락질 하기전에 우리 IT환경부터 돌아보는 자성의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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